[영화] 봄날: 난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미련이 없는 놈이여

 

[영화] 봄날

[Movie]When Spring Comes: I Die Today, I Die Tomorrow, But I Have No Regrets

아버지 돌아가신 게 실감이 안 나네
안그럴줄 알았는데.

몇 번을 얘기해.
늙으면 다 죽는겨.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이돈구

출연: 손현주, 박혁권, 정석용, 박소진, 정지환, 손숙

 

 

줄거리

제2의 전성기는 반드시 온다!   

한때는 잘나가던 큰형님 `호성`(손현주). 
8년 만에 출소해 보니 남보다 못한 동생 `종성`(박혁권)은 애물단지 취급이고, 
결혼을 앞둔 맏딸 `은옥`(박소진)과 오랜만에 만난 아들 `동혁`(정지환)은 
`호성`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는 인맥 다 끌어 모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부조금을 밑천삼아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계획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데…
그런데…! 하필이면 세력 다툼을 하는 두 조직이 이곳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닌가!
때마침 눈치라고는 1도 없는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가
술에 취해 오지랖을 부리는데...

일촉즉발! 수습불가!
과연 X버릇 남 못 준 `호성`에게 봄날이 찾아올까?

 

 

드는 생각

음.. 좋은 영화였다.

 

장례식장, 영화는 처음부터 아버지의 죽음으로 장례식장을 치르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20대 초반에 상주가 되었었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은 꽤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문상객을 맞아야 하는지도 몰랐고,

그다지 슬프지 않았지만, 갑자기 슬퍼지는 순간이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이후로는 그냥 적당히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도 결혼식은 몰라도 장례식은 꼭 간다.

그냥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많은 장례식을 가 본 것은 아니지만 장례식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장면들을 디테일하게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몇 장면은 너무나 공감되어 좋았다. 손현주가 잠든 척하고 하고 있는 엄마를 의식해 그만 이야기 하자고 하는 장면이나, 극중 고향친구로 나오는 정석용이 보여준 오지랖 연기, 어색하기도 하고 그다지 살갑지 못하지만 애정은 있는 부녀의 모습 등 친숙한 장면들속에서 슬픔도 웃음도 짓게 만들었다.

 

장례식장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이지만 그 다루는 이야기는 꽤나 다양하고 공감되어 지루하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큰 사건들이 일어나기 보다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작은 이야기들과 가족들의 관계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마무리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손현주님의 장면이 결국 인생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영화는 의외로 정석용님이 살렸다고 생각한다. 주요 인물중 유일하게 가족 구성원이 아닌 상주 손현주의 고향친구이다. 하지만 나오는 장면들에서 이미 그는 가족처럼 행동한다. 그의 연기나 대사가 너무 찰져서 나오기만 하면 과몰입 상태가 되었다. 특히 무덤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베스트 장면으로 생각될 정도로 인상 깊었다.

 

죽음이라는 인간의 숙명 앞에 부모라는 가장 고마우면서도 가장 모질게 대했던 사람을 그립게 만들 영화다. 영화의 제목은 봄날이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이 제목이 봄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읽힌다.

 

*여담..?이지만 마지막에 손현주의 상복을 보면 완장을 오른쪽에 차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사실 완장은 영화에서 누가 오른쪽에 차냐며 동생이 지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단순히 실수라면 너무 큰 실망스러운 장면이라 생각들지만.. 그건 아닐거라 생각하면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 시점에 동생이 같이 없었다고 봐야 맞는 설정일텐데.. 별건 아닐 수 있지만 마지막에 상당히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죽으면 다 똑 같은 거여.

죽는 거 별거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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