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카지노: 오케바리, 한번 가보자 X팔

 

[드라마] 카지노

세상에서 제일 X 같은 새끼는
너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등쳐먹는 새끼들

 

제작사: ARC MEDIA

제작진: 연출 강윤성, 극본 강윤성

출연진: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홍기준, 김홍파, 손은서, 김주형, 임형준, 허성태, 이혜영, 송영규, 오달수, 최홍일

 

 

소개 & 기획의도

차무식, 필리핀 카지노를 접수하다.

2000년, 특유의 깡으로 무장하여 고아원, 교도소, 특수부대, 영어강사까지 하던 무식은 이후 카지노 바를 운영한다.

국세청의 단속으로 필리핀으로 도망간다. 

 

무식은 탁월한 임기응변과 근성으로 그곳에서 만난 민회장의 마음을 사로잡고 본격적인 카지노 사업을 벌인다. 그는 지략을 펼쳐 필리핀 정/재계를 사로잡고, 킹메이커 다니엘까지 만나 카지노에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민회장 죽음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고 자신을 견제하는 세력과 싸우면서 한순간에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심지어 믿었던 동생들의 변심과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의 추적이 시작되는데...

 

돈 앞에서 난무하는 배신과 사선에 선 인간들의 치열한 한판 승부,

최후에 왕좌에 앉는 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드는 생각

한 남자의 인생으로 보는 로망과 허탈

차무식의 아주 어린시절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가난했고 깡패 아버지의 아들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속된말로 나이스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업을 보는 눈도 밝았다. 돈에 본질을 잘 알아 봤다. 그리고 불법을 해도 멋드러지게 폼나게 했다. 밑에 사람들까지 잘 챙겨서 충성을 하게 하고 든든한 형님이 되어주었다. 의를 지키며 의를 얻었다.

하지만 결국 넘치게 마련이다. 필리핀에서 카지노 영업을 하며 자리를 잡았고 제법 영향력이 커졌다. 여전히 의를 지키며 사는 듯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확실히 선을 넘었다. 사람을 죽이고 돈을 갈취했다. 그렇게 차무식은 결국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이 당연한 결과를 맞이하는 길로 들어섰다.

꽤 멋있어 보이는 인생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개죽음에 어울리는 인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꽤나 멋진 삶이라는 생각도 들고, 남는 것 하나 없는 인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무엇이 답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아쉽게도 전형적인 용두사미 드라마가 되었다.

초반의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그에 어울리는 연출,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보여주는 하모니는 꽤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드라마의 내용에 구멍이 뻥뻥 뚫여있는 느낌이었다. 캐릭터들도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일관성 있는 모습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애매한 모습으로 변했다.

특히 이동휘가 보여주는 캐릭터가 대표적으로 아쉬웠다. 그 인물이 보여주는 행동이 드라마 한 회에서도 오락가락하는 느낌이었다. 한인 사회를 살고 있는 주변인들 역시 그랬다. 납득보다는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해 갑자기 사람들이 변한듯한 모습으로 보였다. 정해진 마무리를 위해 구축되었던 시스템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드라마의 초반부는 정말 인상 깊을 정도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용두사미가 된 아이러니다.

 

권무십일홍, 아니 화무십일홍

솔직히 결말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확실히 보고나니 역시 덧 없다. 냉정할 땐 냉정하고 뜨거울 땐 뜨거웠던 차무식이지만 결국 끝은 허탈하다. 도박의 덧 없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광고에서도 계속해서 권무십일홍을 내보낸건가 싶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인물인 개인적으로는 정석우라는 캐릭터였다. 매출 800억 이상의 기업의 대표이며 차무식의 설계대상, 일명 호구 역할로 나온다. 처음에는 필리핀에 골프를 치러왔다가 카지노에 빠져서 돈을 계속 날리면서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차무식의 "도박은 재미로만 하시라"는 말을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며 신뢰한다. 하지만 결국 돈을 잃을 만큼 일고 난 후에 차무식에게 돈을 빌리는 수준에 이르자 개무시를 당하며 수모를 겪는다. 차무식의 인생을 보여주는 드라마이지만 여기에 나온 일명 호구형의 몇 안되는 장면에서도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의 결말을 여실히 볼 수 있다. 드라마가 용두사미로 끝났을지 몰라도 마지막까지 보게 하는 원동력은 이러한 조연들의 연기가 있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화무십일홍, 우리내 인생은 결국 영원히 활짝 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열흘동안 붉을 수가 없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