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되거든
장르: 드라마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정지소, 정현준
줄거리
“폐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드는 생각
봉준호는 다 계획이 있구나
기생충에서 좋은 점은 디테일이라 생각한다. 처음 화면과 마지막 화면에서 보여주는 카메라의 수직이동은 이미 시작부터 계급과 신분이 있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고 있는 듯하다. 비를 맞으며 돌아가는 모습은 끝없이 내려가야 하는 계단이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빼어났다고 생각한 점은 가난한 사람들의 암울한 모습을 유머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초반부 반지하에서 겪는 수모를 마치 웃어 넘길 일이라는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기분이 상하고 눈물나는 장면들의 보는 불편함을 억제했다. 그리고 부자들의 모습에서 조여정은 조금 멍청한듯한 모습으로 이선균은 민낯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각각 꼬집었다. 어느 한쪽의 우원보다는 양쪽을 모두 적당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그려내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봉준호 영화에 깔리는 음악들이 굉장히 좋게 느껴진다. 사실은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에 조금은 밝은 톤의 음악이 깔리면서 주는 묘한 이질감이 좋다.
가장 좋았던 것은 스토리의 구성과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연결성이다. 아들의 그림이 마지막까지 중요한 요소가 되고 모스부호나 계획이라는 단어 인디언 아들의 화살과 마지막 인디언 복장까지 다양한 요소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완성도 높은 구성이 가장 놀라웠다.
선과 냄새
이선균의 대사 중 넘을 듯 말듯 하면서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는 김기사지만 냄새가 선을 넘는다는 표현이 나온다.
대화 속에서 삶 속에서 선은 노력여하에 따라 지킬 수도 넘는 실수를 범할수도 있다. 문제는 부자의 쪽에서도 이 선을 지켰냐하는 점이다. 물론 이선균도 직접적으로 기사의 냄새를 타박하며 모욕을 주지 않았다. 그저 마음속에 품고 그가 없는 곳에서 힐난할 뿐이었다. 선을 지켰다면 지켰고 예의를 차렸다.
하지만 대사에서 지적했듯이 그의 말과 행동이 아닌 냄새가 선을 넘었다는 것이 문제다.
냄새는 다르다. 옷을 빨아서 없앨 수 있는 냄새가 아니라 지하를 탈출해야만 사라지는 냄새다. 이는 단순한 노력이나 청결도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적인 문제다. 스스로 해결 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 앞에서 사람은 비참해진다.
그리고 이 냄새는 남편이 말하기 전까지는 모르던 조여정이 갑자기 그 냄새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존재했을 냄새지만 모르고 지내면 아무렇지 않은 것이, 안타깝게도 누군가 알려주면 그때부터는 참을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결국 마지막 코를 막는 것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끓는다. 선을 넘어 버린다.
한국 사회로 보여준 가장 보편적인 사회
일단은 반지하라는 집 자체가 외국에는 그리 흔한 구조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반지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창문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다리와 비가와서 물에 잠기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최근에도 물에 잠겨 안타까운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영화의 내용만이 아닌 현실에서 실제로 겪고있는 서민들의 생존 문제다.
짜파구리, 한국의 라면 그리고 섞는다. 처음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운맛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한봉지만 먹으면 왠지 아쉬운 짜장라면에 매운맛을 가미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섞어 먹는 라면은 또 다른 이색적인 또다른 매력의 맛을 만들어 낸다. 사실 군대를 다녀오면 더 많은 다양한 라면의 조합들을 알게 된다. 보급품으로 나눠주는 쌀국수는 희한하게 어떤 라면과 섞어도 제법 맛있는 맛을 낸다. 경험이 별로 없지만.. 외국에서는 본적없는 한국에서 흔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북한의 아나운서 말투를 따라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의 개그와 핵이라는 무기를 유머코드로 사용한다. 이런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의 상황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세계적인 약속, 북한의 끊임없는 핵실험과 도발 등 독특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만 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익숙하고 친숙하기에 이런 외부에서 볼 때 위험하고 불편한 상황도 개그의 소재가 된다.
그밖에도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개사해서 넣거나 테이블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학익진이나 한산도 대첩 같은 단어를 이야기하는 것 등 영화에서는 이렇게 한국적인 소재들을 적절하게 활용하였다.
이렇듯 한국의 정서가 짙게 묻었지만 영화의 마지막, 결국 우리가 겪고 있는 세상은 동일하다. 박사장의 심장에 칼을 꽂는 존재는 인디언 분장을 한 기사다. 이 기생충이라는 제목은 결국 누군가에 의해 기생해서 살아가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부자의 돈으로 빌어 먹는 존재가 기생충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제대로 살지 못하는 부자들을 기생충이라 말하고 싶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은연중에 무시하고 멸시했던 그들의 심장에 칼을 꽂아주는건 그들이 그렇게 무시했던 존재다. 영화에서 집주인의 아들은 인디언 오타쿠로 나온다. 그저 하나의 자신의 놀이일뿐이다. 인디언의 영역에 들어선 이방인들은 그곳을 신대륙이라 칭하며 자신들의 나라로 만들었다. 누가 누구의 세상에 침범해서 기생하고 있는가? 봉준호가 다시 한번 인디언 복장으로 그 사실을 꼬집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자인데 착한 게 아니라
부자라서 착한거야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