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
점프하는 순간 땅이 아니라 앞을 본다.
중심이 뒤로 빠지면 안 죽는다.
장르: 드라마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 이은성
줄거리
“이 쓰레기들로 뭐 하실려구요?”
불순한 목적(?)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된 녀석들,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이에 전(前)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 분)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되고, 그의 온갖 감언이설에 정예(?) 멤버들이 모인다. 전(前)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분), 여자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틸 나이트 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분), 밤낮으로 숯불만 피우며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분),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짐이 버거운 말 없는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 분), 그런 형을 끔찍이 사랑하는 4차원 동생 봉구(이재응 분)까지! 방 코치는 마치 신이라도 된 것처럼 엄마와 같이 살 집이 필요한 밥에게는 아파트를, 사랑 때문에 또는 부양 가족 때문에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흥철, 칠구-봉구 형제, 그리고 재복에게는 군 면제를 약속한다. 단, 금메달 따면!
“에이 씨! 이게 무슨 과학적 훈련이야!! 이게!!”
점프복 없으면, 츄리닝 입고! 헬멧 없으면, 안전모 쓰고! 점프대 없으면, 만들어서!!
스키점프가 뭔지도 모르지만 한때 스키 좀 타봤다는 이유로 뽑힌 이들이 모이면서 대한민국 최초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결성된다. 그러나 스키점프(Ski Jump)의 스펠링도 모르는 코치와 경험 전무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은 험난 하기만하다. 변변한 연습장도 없이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해야 했고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 등만을 쓰고 맨몸으로 훈련에 임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복이네 고깃집 앞 마당에서의 지상 훈련을 시작으로 나무 꼭대기에 줄로 매다는 공중 곡예(?), 시속 90km의 승합차 위에 스키 점프 자세로 고정되어 달리는 위험천만한 질주, 폐(閉)놀이공원 후룸 라이드를 점프대로 개조해 목숨 걸고 뛰어내리기 등 과학적(?) 훈련으로 무장하는 선수들! 이런 식의 무대뽀 트레이닝에도 이들은 점점 선수다운 모습을 갖춰 가고, 스키 하나에 의지해 하늘을 날아가는 순간이 행복해진다.
“자, 이제 월드컵까지 일주일 남았다. 거기서 6등 안에만 들면 바로 올림픽이야!!
우리가 8팀 중에 6등 못하겠냐?!”
드디어 세계 무대 첫 진출! 월드컵? 다음엔 진짜 올림픽이다!!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오버스트도르프 월드컵에 참여한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외국선수들의 비웃음과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결국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래도 소 뒷걸음질 치다 개구리 잡은 격으로 엉겁결에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 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나름 금의환향하며 올림픽 진출의 꿈에 부푼다. 그러나 한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끝내 탈락하게 되고,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해체 위기에 처한다. 군 면제를 위해, 엄마를 찾기 위해, 이제 이러한 개인적인 명분들을 뛰어 넘어 스키점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만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고대하는데..
과연 그들은 거침없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드는 생각
적나라해서 불편한 영화
솔직히 이전에 봤을 때는 몰랐는데 꽤나 영화가 적나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고 받는 대사들이 꽤나 저급하고 욕설이 많다. 한국욕은 물론 영어의 욕설까지 영화 초반부는 상당히 많이 나온다. 사실 욕보다도 미국에 입양되어 엄마를 찾으러 한국에 온 사람에게 하는 말들 속에 선을 넘는 이야기나 속된 표현들 거기에 다소 폭력적인 장면들도 상당히 나온다. 내가 변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시대가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온갖 영화적 요소를 몰빵한 영화
입양아, 약쟁이, 가정폭력, 장애인 등 다양한 내용의 선수들을 몰아 넣었다. 거기에 시합도중 부당한 경기진행과 극적인 상황에 놓인 경기, 눈물나는 장면과 박수처주고 싶은 경기 내용 등 사실과 픽션 속에서 영화적 감동을 적절하게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너무 과한 설정들이 많았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확실히 감동을 주는 포인트가 있었다.
역시 다시 들어도 빛나는 OST
다른 건 몰라도 이 영화의 OST는 대한민국 영화들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어떤 웅장함이나 빠른 템포로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그 리드미컬한 템포만으로도 심장을 뛰게 한다. 백번의 설명보다 한번의 영상이 더 그 느낌을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I can fly 역시 좋았다. 다른 건 몰라도 좋은 OST가 흐르는 마지막 경기 장면들은 선수들은 물론 해설들까지 정말 좋은 연출이었다.
이 영화가 좋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들의 결과가 빛났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들이 금메달을 따고 성공한 이야기가 아니라 13위의 최하위 기록을 한 내용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3위도 아니고 4위도 아닌 최하위를 기록한 내용을 영화의 마지막으로 정했다는 점이 좋았다. 영화의 마지막에 자막으로도 나오지만 2003년, 2007년, 2009년 각종 세계 대회에서 금/은메달을 따내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저 올림픽 유치를 위한 팀으로 구색만 갖춰진 시작이었을지라도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이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했다. 꼭 메달을 받아야만 빛나는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1등을 했을 때의 자부심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서 전해지는 열정과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그럼 X발 대한민국 국가대표니까
빨리 뛰어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