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백 놈이든 천 놈이든 나는 한 놈만 패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김상진
출연: 이성재, 유오성, 강성진, 유지태, 박영규, 정준, 이정호, 이요원, 김수로, 유해진
줄거리
전직 야구선수 노마크(이성재), 무식하지만 무식하단 말을 제일 싫어하는 무대포(유오성), 음악이 없으면 심심한 가수 지망생 딴따라(강성진), 화가 지망생인 뻬인트(유지태). 이들 심심하고 할 일 없는 청춘 4명이 주유소를 털었다.
그것도 전에 털었던 주유소를. 왜? 그냥, 심심하니까.
경보기를 달자던 건빵(정준)의 말을 무시하고 돈 밖에 모르던 사장(박영규)은 아르바이트 생들과 함께 2층에 감금당하고, 사장이 숨겨 놓은 돈을 찾지 못한 4명은 주유소를 점거한다.
주유소 안에 가득 넘치는 기름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드는 생각
솔직히 정말 재밌다. 왜 지금도 이러한 영화들이 많지 않은지 궁금할 따름이다. 코미디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 유치한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그래도 원초적인 웃음, 변하지 않는 웃음코드를 잘 녹여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도 영화가 재밌다.
주유소를 털러갔다가 돈이 없다니 주요소를 점거하고 돈을 번다는 발상이 좋았다. 거의 종이의 집의 전신이 되는 발상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무례한 고객들이나 양아치들을 계속해서 가두면서 함께 있게 되는 무리들의 변하면서 생기는 그 묘한 긴장감과 이질감에서 재미가 유지된다.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사람들과의 한공간에서 또 다양한 관계가 보는 내내 이어진다. 마지막에 가둘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주요소에 집결된 상황으로의 마무리 까지 마음에 들었다.
처음 이들은 주유소를 "그냥" 턴다고 했지만 사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기만의 사연이 각 맴버들의 대사와 행동에 잘 녹아들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오성이 대가리 박아를 시키고 서로 맞짱을 뜨게 시키는 장면이나 유지태가 입간판의 사람을 다시 그리는 모습, 강성진이 노래를 시키는 부분, 이성재가 야구공으로 질주하는 차를 향해 던지는 장면까지 각자의 개성이 생각보다 너무 좋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냥 가차없이 때려 부수는 양아치들이 주요소 터는 건가 싶다가 이러한 장면들이 지나가고 나면 왠지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단순히 막나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듯 보이나 서로가 서로를 어느정도 챙기고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기나 연출에서는 조금의 시대가 느껴지지만 적어도 스토리 구성이나 대사만큼은 지금도 충분히 좋게 느껴질 만큼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아마 지금 재개봉을 한다고 해도 왠만한 영화들보다 흥행을 보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소 오래된 화질이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또한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은 세상, 아니 오히려 역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 영화는 왠지 지금의 이야기 처럼 느껴진다. 박영규가 대가리 박아를 하기 싫어서 나 이제 사장 아니라고 하는 장면, 작은 차를 탄다고 무시하냐고 하다가 기름 값을 적게 받으니 빠르게 주요소를 벗어나는 장면, 이미 영업을 마친 늦은 시간임에도 배달을 하겠다는 중국집 사장님은 보편적인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의 양아치적인 행동이 마치 나라를 위한 일인양 포장하는 사람, 명품으로 치장하고 알바생을 무시하는 사람 등도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의 모습이다. 단순히 부수고 폭력적인 영화가 아니고 단순히 웃기기만 한 그런 영화가 아니라 좋았다.
그리고 오래전 작품인 만큼 예전 신인시절의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지난 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이요원이나 유해진 같은 경우는 이후에 수많은 작품들에서 먼저 봤기에 어린 모습을 보니 왠지 반가왔다.
아마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가 재밌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겠지만 요즘에는 MZ세대 중에는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 봐도 충분히 개봉했을 당시에 관객들과 같은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얘들아 우리 오늘 명예롭게 죽자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