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영화] 밀수

먹고 살려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거냐?

 

장르: 범죄

감독: 류승완

출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줄거리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승부사 '춘자'(김혜수)는
바다 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되고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위험한 일임을 알면서도 생계를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린 해녀 '진숙'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만나게 되면서 확 커진 밀수판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거대한 밀수판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물길을 아는 자가 돈길의 주인이 된다!

 

 

드는 생각

좋은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꽤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더운 여름날 바다를 배경으로 보여지는 시원함과 70년대라는 나에게는 생소한 시대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대상이 잘 녹아진 영화였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수준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조인성의 연기가 제일 압권이었다고 생각하고 김종수님의 연기가 역할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김혜수님의 연기는 살짝 아쉬웠다. 박정민, 염정아, 고민시의 연기는 무난한 느낌이었다.

 

김혜수는 이 영화에서 코믹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염정아는 진지한 부분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화의 스토리는 진지한데 코믹적인 김혜수가 더 부각되는 느낌이었다. 염정아의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김혜수가 조금 더 서브로 비춰지는 모습으로 영화의 스토리가 짜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대부분의 영화의 스토리나 정서는 염정아와 맞게 흘러가지만 비중은 김혜수 쪽이 더 커보였다. 염정아를 위주로 이야기를 집중시키고 김혜수의 비중을 다소 낮췄다면 김혜수의 연기가 더 괜찮게 느껴졌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것이 비중의 문제가 아닌 김혜수의 연기가 몰입감을 줘서 오히려 안 좋게 느껴진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되었든 영화가 코미디의 부분도 가미하고 있으나 조금 정리가 안 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염정아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나올때는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장면이나 흐름에 자연스럽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조인성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된다. 특히 박정민과의 칼부림 장면에서 클로즈업 될 때의 그 표정은 정말 압도적이라고 생각했다. 월남전 참전 군인이라는 설정이 폭력성이 들어나는 상황에서 조금은 기분이 좋아보이기 까지 하는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오히려 비중이 작은데도 인상 깊게 남았다.

박정민은 의상부터 컨셉까지 말 그대로 그시절 사람을 보여주는 듯했다. 특유의 능글거림과 짜증나게 만드는 연기가 압권이었다.

김종수님과 고민시는 이번 영화의 격을 높이는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현실적인 빌런의 모습에서 짜증을 더 했지만 그 흔들림 없는 연기에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 체격과 나이임에도 권력에 주눅들게 하는 연기를 보였다. 박정민 역시 빌런이고 꽤나 짜증을 유발했지만 확실히 김종수가 우위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좋았다고 생각한다.

고민시는 이번 영화에서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적인 역할을 보여줬다. 다소 잔인하거나 침울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고민시가 나오면 왠지 생기가 도는 느낌이었다. 이번 영화의 최고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꽤 좋은 대사들과 디테일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대사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져가는 것도 좋았지만 진짜 좋은 대사들은 조연들의 입에서 나와서 더 좋았던 것도 같다.

김혜수와 염정아의 사이를 보여주는 의상이다. 위아래 세트인 옷을 서로 상하의를 나눠 입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두 사람이 자매 이상의 친분을 가진 사이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디테일이라 생각한다. 뿐만아니라 조인성이 싸우게 되는 칼부림에서 장도리라는 이름에 맞게 장도리를 들고가는 박정민이지만 후에 마지막에 조인성과 싸울 때는 군용칼로 상대한다. 아마 베트남전 참전 군인을 장도리가 아닌 굳이 군용칼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디테일을 살리려는 것 같았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비난을 받는 부분이 스토리라고 생각된다. 주변이나 리뷰를 봐도 뻔한 스토리라면서 평가절하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스토리가 그다지 욕먹을 정도였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범인을 숨기지 않았고 이걸 반전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다면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이미 사건이 벌어지고 장도리가 나올 때부터 영화의 결말은 어느 정도 유후할 수 있다. 대사들 속에서도 상황에서도 이미 스토리가 정해져있었다는 생각인데 마치 자신이 스토리를 예상했다고 영화의 스토리가 허접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장도리의 행각을 알만한 대사들을 주고 받으면서 오히려 탄탄했다고 생각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처음 해녀들을 위협한 화학공장, 밀수를 하는 범죄 행위, 결국 최고의 빌런이자 위협인 공권력 등 그때의 시대상을 가볍고 유쾌하게 녹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건 수중 촬영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더운 날씨이기도 하고 한국영화에서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액션장면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영화가 여러 좋은 점이 있지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정도의 만듬새라면 영화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너 나 모르냐?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