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칠드런: 애초에 어른이 폼 나면 애들도 삐뚫어지지 않아

[책] 칠드런 - 이사카 고타로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진나이는 참 대단한 것 같아
세상 복잡한 일들을 모두 초월한 건지도 몰라
아무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뛰어넘은 것 같다고 할까

 

칠드런은

뱅크, 칠드런, 레트리버, 칠드런2, 인 총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하지만 사실 단편집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장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내용은 "진나이"라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방약무인, 마이동풍의 괴짜인 주인공을 자신이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 뱅크를 볼 때만 해도 뭐야 저 인간은.. 하다가 칠드런을 읽고 나면 재밌네.. 하다가 또 레트리버와 칠드런2를 지나면 진나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에 칠드런2에서는 왠지 진나이의 등장을 기다리게 된다.

 

5편의 단편이지만 과거-현재-과거-현재-과거의 스토리 순서로 이어지고 고타로의 특기인 과거일을 현재로, 또 현재의 일을 과거에서 불러온다. 그 연결성과 함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척하면서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흥미를 준다.

 

개인적으로는 펼쳐지는 전개도 좋지만 글의 마무리가 되는 장면의 의외성을 주는 부분이 좋았다. 이야기가 끝난 척하면서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숨겨 놓아 끝인줄 알았지하면서 한방을 날리는 느낌이다.

마지막에 뒷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라든가 서점에서 책을 훔치고, 아버지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각 단편마다 정말 좋은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도 "진나이"가 주인공이지만 그에 대해 서술하는 나나세가 자신의 행복을 빌면서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서 괜히 또 살짝 뭉클함이 있었다. 마지막의 이야기가 과거이고 자신의 바람을 적었다. 그리고 현재의 내용인 레트리버를 통해 지금 까지 꽤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이미 넌지시 보여주었다. 먼저 읽을 때는 "잘 됐네" 정도의 사실확인의 감정이 마지막에는 "아 잘 되서 다행이네"라는 좀더 깊은 감정이 들었다.

 

 

책의 주인공인 진나이는 소년조사관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아직 가능성을 지닌 청소년들을 갱생하고 교화하는.. 그리고 어떤 처분을 해야 좋을지 조사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어떤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아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청소년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단편들은 모두 청소년기의 겪게 되는 문제와 상처들에 대해 "진나이"라는 특별한 캐릭터로 자신의 상처는 물론 다른 아이들의 상처까지 어루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방법이 우리들의 틀에 박힌 생각과 다른 자신만의 방법으로 또 그렇다고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모습으로 해결하지 않는 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소년조사관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사람은 변하지 않아", "우리는 그냥 일을하는 거야" 같은 말을 내세우면서도 가장 많은 청소년들의 지지를 받고 또 찾아오게 만드는 이중적인 면모 역시 싫지가 않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청년들에 대해 변하지 않을거라는 이야기와 소년조사관의 무용론을 이야기할 때 그가 보여준 철학 역시 좋다.

 

안 되는 놈들은 안 된다고 했지?
절대로 새사람이 될 수 없다고,
지구가 멈춘다고 해도,
지구온난화가 기적처럼 멈춰도.
암 특효약이 발명되어도,
스티븐 시걸이 악역한테 져도,
비행 청소면이 새사람이 되는 일이 없다고 단언했지?

그걸 우리가 한다고
우리는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무엇보다고 그런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진나이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야, 이것만은 말해 두겠는데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촌스러웠던 적이 한 번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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