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 상대가 누구든 이기는 게 프로의 의무야


[영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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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감독: 김형주

출연: 이병헌 | 유아인 | 고창석 | 현봉식 | 문정희 | 김강훈

 

줄거리

세계 최고 바둑 대회에서 국내 최초 우승자가 된 조훈현.
전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던 그는 바둑 신동이라 불리는 이창호를 제자로 맞는다.

“실전에선 기세가 8할이야”
제자와 한 지붕 아래에서 먹고 자며 가르친 지 수년.
모두가 스승의 뻔한 승리를 예상했던 첫 사제 대결에서
조훈현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세를 탄 제자에게 충격적으로 패한다.
오랜만에 패배를 맛본 조훈현과 이제 승부의 맛을 알게 된 이창호
조훈현은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을 되살리며 다시 한번 올라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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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는 생각

정점에서 내리막 그리고 다시 비상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점은 암울하고 어려운 시기의 대한민국에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던 인물이, 국수라는 타이틀을 얻고 그 최고의 자리를 자신이 키워낸 내제자에 의해 무너져내린다는 점에서 실화임에도 정말 드라마 같은 내용을 잘 담고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너져내렸다고 적었지만 그가 그대로 주저않는 것이 아닌 다시 승부를 벌이는 프로기사의 삶을 지금까지도 이어간다는 점에서는 분명 바둑은 이창호가 이겼지만 영화에서 더 빛났던 건 조훈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연기가 당연히.. 미쳤다.

이병헌, 유아인 솔직히 연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화의 홍보에서 유아인을 철저히 배제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찾아보지 않고 간 사람들은 놀랄수도 있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두 배우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나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연예인들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높은 잣대를 들이밀면서 정치인들에게는 관대한 이 모습이 조금 역겹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약강 강약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죄는 죗값을 치뤘다면.. 그리고 사실 마약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없지만 더한 범죄를 저지르고 일단 피해자가 없는 사건이라면 너무 가혹하게 접근하지 않아도 되지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마약을 유통하고 제조하는 사람들부터 싹을 잘라낼 생각은 안하고 정치권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마약사건을 터뜨리면서 물타기하는 행태가 역겹다.

 

어찌되었든 두 배우의 연기가 기대보다도 더 좋았다. 조훈현도 이창호도 모르지만 두 캐릭터가 가진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병헌이 보여준 정점에 올라선 자의 여유와 자부심 여기서 제자에게 지면서 무너지는 모습 그럼에도 제자 앞에서 스승을 냉정히 이겨야 한다는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일어서서 이젠 제자에게 도전하는 모습까지 가히 완벽하다. 유아인 역시 최고의 스승 밑에서 부담감에 억눌려 커가는 모습과 그것을 넘어 스승을 이기고도 쉽게 기뻐할 수 없는 모습, 그럼에도 미묘하게 표정변화로 기쁨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바둑이라는 스포츠의 재미도 담아냈다.

내가 아는 바둑은 아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정도다. 그것도 세상은 놀랐지만.. 사실 나는 관심도가 높지 않아서 그것이 진짜 놀랄일인지 몰랐다. 이미 체스는 컴퓨터를 상대로 이길 수 없는 세상이었기에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여담이지만 오히려 내게 익숙한 스타크래프트를 인공지능이 이겨낸다면 그때는 정말 놀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어찌되었든 바둑이라는 것에 큰 흥미가 없었지만 보면서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스포츠, 승부가 펼쳐지는 긴장감과 서로 다른 기풍에서 오는 전략적 차이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개인적으로 수비를 잘하는 스포츠 팀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조훈현보다는 이창호의 바둑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좋은 공격을 펼치는 조훈현의 모습에서도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바둑의 형세에 따라 바뀌는 두사람의 태도에서 바둑을 몰라도 누가 우세인지 또 열세인지 알 수 있고, 어차피 단시간에 설명할 수 없는 바둑에 대한 설명을 배제하고 그냥 상황을 해설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도 옳았다고 생각한다.

도리 없지 이것이 승부니까.

 

이 바둑은 길이 남을 명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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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영화진흥위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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