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윽고 바다에 닿다: 우리들은 세계의 단면밖에 보지 못해

 

[영화] 이윽고 바다에 닿다

안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리해서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안심이라?
어떤 사람을 안심할 수 있겠어?

깊이깊이 사랑해서 
제일 먼저 날 선택해주는 사람?

 

장르: 드라마

감독: 나카가와 류타로

출연: 키시이 유키노, 하마베 미나미, 스기노 요스케, 나카자키 하야

 

 

줄거리

사람들과 쉽사리 어울리지 못하는 대학 신입생 ‘마나’에게 
먼저 다가온 자유로운 영혼의 동기 ‘스미레‘! 
급속도로 친해진 둘은 함께 자취까지 시작하며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지만 
‘스미레‘에게 연인이 생기면서 둘은 서서히 멀어진다. 
어느 날, 홀로 여행을 떠난 ‘스미레’가 자취를 감추고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부재를 ‘마나’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후 ‘스미레’의 옛 연인 ‘토오노’가 찾아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캠코더를 건네고,
‘마나’는 ‘스미레’가 숨기고 있던 비밀을 마주하는데…

 

 

드는 생각

한쪽면만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세계가 되어준 사람

인생은 어쩌면 한쪽면만을 보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의 마음만을 알고,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앞에 있는 상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는 한쪽으로만 보고 있다.

영화는 처음에 한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고, 다시 다른 한 사람의 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마음이 짐작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예상한 마음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더러는 더 오래되었고, 더러는 더 깊었던 마음이지만.. 내가 알고 있던 그 마음이었다.

 

영화는 직간접적으로 주파수가 맞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 함께 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는 사람. 함께 있을 때 나를 깊이깊이 생각해서 배려하는 그 사람을, 그러한 소중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마치 누군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 같이 보고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알지 못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점장과 주인공 사이가 그랬다. 두 사람의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아니 좋다고 할지라도 알 수는 없었다.

 

엄마는 스미레를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것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마나는 스미레를 이외로 평범했던 사람이라 말한다. 있는 그대로 봐 줄수 있었다면 평범했고, 세상의 잣대에 맞추려 했다면 멀리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보고 있는지가 그 사람을 평범하게도 혹은 어긋나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하는 듯하다.

 

깊이깊이 생각해보니 이윽고 바다에 닿았다.

영화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당신이 나를 사랑했던 마음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두사람의 마음을 알려주고 오히려 조금의 혼란을 준 다음 이윽고 확신을 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관객뿐아니라 주인공에게도 동일했다고 생각한다.

 

스미레에겐 고양이 지갑은 어쩌면 고백의 매개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파란 머리끈은 마나가 자신의 감정에 확신을 가지게 하는 매개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파란 머리끈을 찾으며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이윽고 그 마음에 닿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늦었을지 모르지만 맑음으로 마무리 되는 그 마음에서 그리움이 묻어 난다.

 

소재의 평범함 속에 담아낸 좋은 요소들..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건 소리를 많이 담았다는 점이었다.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 바스락 소리나 문 넘어의 새소리, 바람소리, 바다소리 등 백색소음처럼 들리는 생활 소음과 풍경 소리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리들이 무엇이 좋았는지 모르겠는데 대사의 공백 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왠지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것 처럼 느껴졌다.

 

좋은 배경도 좋았다. 영화 초반 둘이서 떠나는 여행의 장소도 좋았고 이후에 나오는 조금은 어둡운 배경에서의 민요와 일출도 좋았다. 물론 이 안에 꽤 진지하게 담긴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도 좋았다. 파란 색감을 이용한 다양한 연출도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영화지만 시각, 청각적 자극이 더해져서 보는 즐거움도 너무 좋았던 영화였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꺼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도 몰라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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